이번에 소개하는 템포 25 스피커는 독일의 하이파이 스피커 생산업체 오디오피직이 창사 25주년을 기념해서 소개한 제품이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본 제품(모델 25)이 처음 출시된 때가 2010년~2011년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는 모델인 것으로 판단된다. 오디오피직의 대표적인 모델로서는 비르고(Virgo)가 있는데 템포는 그 바로 아래 기종이라고 하겠다. 비르고, 템포 모두 처음 소개된 후 여러 차례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져왔다.
오디오피직을 이끌고 있는 만프레드 디스터티히 (Manfred Diestertich)라는 엔지니어는 매우 창의적인 스피커 디자인으로 전 세계 오디오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HHCM이라고 불리는 미드레인지 유닛은 매우 유니크하게 디자인되었는데 댐핑 능력이 좋고 불필요한 진동으로부터의 영향이 극소화되어 착색이 없는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베이스 유닛의 디자인도 흥미로운데 두 개의 알루미늄 우퍼가 서로 등을 돌려 장착되어 있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후방으로 기울어진 특유의 인클로저 디자인, 그리고 독창적인 스피커 피트(feet)도 오디오피직 사운드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템포 25 모델의 스펙을 보니 3웨이 4유닛 구조, 후면에 덕트가 열린 베이스 리플렉스형, 그리고 4옴에 89db의 감도를 나타내고 있다. 약 1미터 정도 높이의 통상적인 플로어 스탠딩 형으로서 무난한 크기라고 할 수 있는데 전면 넓이는 20cm 정도에 불과하다. 청취환경에 따라 다양한 세팅을 구사할 수 있겠는데 필자가 간단히 실험해본 결과 스피커 사이의 간격을 될 수 있으면 넓게 잡고, 대신 토인(toe-in)각도를 매우 공격적으로 (안쪽으로) 좁혀서 세팅을 하는 게 좋을 듯싶었다.
오디오피직 템포 25 스피커 시청에 사용된 기기는 프라이메어 A32, P32 세트, 플레이백 MPS3 CDP, 그리고 스피커 케이블은 헤밍웨이 제품을 사용하였다. 에포스의 엘란 15와 비교 시청하는 형식으로 리뷰를 진행하는데 두 스피커의 서로 다른 개성을 명백하게 느낄 수 있었다. 중립적인 성격의 프라이메어 앰프세트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모범생“ 사운드를 만들어주었다.
오디오피직 템포 25가 들려주는 소리의 첫인상은 잘 다듬어진, 고급스러운 소리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에포스 엘란 15 스피커가 길들이는 시간이 필요한 스피커라면 오디오피직 템포 25 스피커는 그런 과정조차 필요 없을 것 같은 제품이라고나 할까. 동사의 고급모델 비르고에 채택되었던 유닛의 기술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설계하면서 가격대를 낮춘 제품이 템포 25 모델이라고 하는데, 고급기기를 낮은 가격대에서 구현한다는, 소위 “보급형”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없을 정도의 “비싼” 소리를 내어주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매끈한 소리를 내어주는 스피커이다. 낙폭이 과장되지는 않지만 S/N 비율이 좋은 소리라고 하겠는데 양질의 트위터가 내어주는 고음역의 화사함, 그리고 그로 인해 풍성한 공간감을 재생하고 있다고 판단되었다. 수십 번 들었던 음원에서 새로운 디테일, 특히 배음 정보 디테일을 끄집어내는 능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베이스의 반응도 좋은데, 두 개의 우퍼를 활용한 디자인이 그 실력을 발휘한다고 생각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쉬움이나 모자람이 없는, 그래서 결점을 찾기 힘든 재생음을 만들어준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실로 품격이 높다.
솔티가 시카고 교향악단을 지휘한 말러 부활 교향곡 (DECCA 410 202)의 3악장을 들어본다. 디지털 레코딩 초기인 1981년에 메디나 사원에서 녹음된 음원이라서 현악 앙상블의 질감이 다소 거칠게 레코딩되었는데 오디오피직 템포 25에서는 이를 말끔하게 정리해서 들려주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콘트라베이스의 포르테 연주에서 저음의 반응속도도 출중하다. 이 정도 크기의 플로어형 스피커에서 재생된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인데, 마치 서브우퍼를 붙인 고급 북셸프 스피커 사운드와 성향이 유사하다고도 하겠다.
세칠리아 바르톨리가 정명훈 선생의 반주로 녹음한 불란서 연가(戀歌) 모음집(DECCA 452 667)을 들어보니 바르톨리의 매혹적인 소노리티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의 수려함, 그리고 녹음장소 헨리우드홀의 앰비언스까지도 완벽하게 재생해낸다. 실로 홀로그래픽 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본 앨범은 하이파이클럽 라이브러리에서 찾아냈는데 1996년 발표된 본 라이선스 앨범은, 알고 보니 필자가 해설지를 쓰고 가사까지 번역해놓은 디스크이다. 20년 전에 쓴 글, 특히 연가를 번역해놓은 당시 필자의 감성을 다시금 엿보게 되니 실로 낯 뜨겁기 그지없다.
핑크 플로이드의 “Dark Side of The Moon" (EMI 582136)에서는 ”The Gret Gig In The Sky" 트랙이 돋보인다. 여성 소프라노의 솔로도 거슬림 없이 흐르는 느낌이고 중간에 등장하는 남성 내러티브도 딕션이 정확하다. 좀 더 살아있는(raw) 표현이 아쉽기는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의 고급스러운 면모를 드러내 준다는 면에서 점수를 주어야 할 것 같다. 에포스 엘란 15 스피커 리뷰글에서도 언급했지만 템포 25 스피커가 들려주는 “Money"에서의 동전소리는 어쩐지 금은보화 같다는 느낌을 준다. 효과음과 밴드 연주 간의 밸런스는 훌륭하다.
한편 본 시청에서 매칭한 프라이메어 앰프세트는 스피커 변별력이 뛰어나다는 대목에서 큰 점수를 줄 수는 있겠지만 오디오피직 스피커의 개성을 극대화 시킨다는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겠다. 오디오피직의 스피커를 더 적극적으로 울리기 위해서는 개성이 강한 앰프나 소스를 매칭해보면서 재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예를 들어 힘이 좋고 음을 잘 뱉어내는 진공관 인티앰프를 매칭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오피직의 템포 25는 독일 엔지니어링 제품다운 높은 품질의 재생음을 들려주었다. 동일 모델, 동일 디자인으로 롱런하는 데는 이유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여러모로 고급스러운 제품인데다가 가격대도 무난해서 많은 오디오파일이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Specification |
Dimensions |
39.4"H x 7.4"W x 12.6"D |
Required Space Width x Depth |
290x430 mm / 11.4x16.9" |
Weight |
20 kg |
Recommended amplifier power |
20-150 W |
Impedance |
4 Ohm |
Frequency range |
32 Hz - 40 kHz |
Sensitivity |
89 dB |
Audio Physic TEMPO25 |
수입사 |
다웅 |
수입사 연락처 |
02-597-4100 |
수입사 홈페이지 |
http://www.audioland.co.kr/ |